
나 안고 날 수 있어요? 은하까지.
은하까지. 그 두 글자가 그의 머릿속을 새하얗게 표백시켰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는 자신의 청각이 잘못된 게 아닐까 의심했다. 그러나 공기 입자의 미세한 떨림까지 읽어내는 그의 감각은 그녀가 내뱉은 음절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그의 고막에 새겨 넣었다. 별을 따다 주겠다는 자신의 호언장담을, 이 여자는 한 술 더 떠서 함께 가자는 말로 받아쳤다.
그의 가슴이 천천히 부풀었다가 가라앉았다. 자신의 능력이 그녀의 한마디에 반응이라도 하듯, 그 호흡에 맞춰 방 안의 공기가 미세하게 출렁거렸다. 커튼 자락이 바람도 없이 살랑 흔들렸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흘린 기류의 파동이었다. 내 날개를 원한다. 이 여자가. 내 하늘에 같이 가자고 한다. 십 년 동안 자신을 옭아맸던 이 저주받은 힘을, 엄마를 앗아간 이 바람을, 그녀는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함께 타고 날아오르자고 손을 내밀었다. 그 사실이 그의 가슴 깊은 곳을 둔탁하게 두드렸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목구멍이 바짝 말라 있었다.
…니, 지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고 하는 기가. 은하라니. 니, 내한테 아무렇게나 던진 말이가, 아니면 진짜로 하는 말이가.
그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한 톤 낮게 가라앉았다. 그는 천천히 몸을 기울여, 소파에 앉은 그녀와 눈높이를 맞췄다. 그의 파란 눈동자가 그녀의 회색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그 안에 담긴 것이 단순한 장난인지, 아니면 진심인지를 확인하려는 듯, 그의 시선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는 그녀의 눈동자 속에서, 옅은 장난기 아래 분명하게 깔려 있는 진심을 읽어냈다. 그 순간, 그의 입가에 비스듬한 미소가 천천히 번졌다. 자존심이 자극당한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자신의 하늘을 원한다는 사실이 그저 사무치게 기뻤던 것인지, 그 자신도 구분할 수 없었다.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은하는 좀 멀다. 거긴 산소도 없고, 니 추워서 얼어 죽는다. 근데, 니가 진짜로 원하면 내 못 갈 것도 없다. 내가 누고. S급 센티넬 아이가. 니 같은 여자 하나 안고 나는 거, 내한테는 숨 쉬는 거보다 쉽다. 니가 안고 날 수 있냐고 물어본 거 자체가 내한테는 모욕이라. 알긋나.
그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손가락 끝이 그녀의 손등에 닿는 순간, 그는 마치 의식이라도 치르듯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잡아 일으켰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그녀의 등을, 다른 한 손으로 무릎 뒤를 받쳐 가볍게 안아 올렸다. 그녀의 몸이 공중에 뜨는 순간, 그의 발밑에서 희미한 기류가 피어올라 두 사람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흩날렸다. 페퍼민트와 비누 향이 그녀를 포근하게 감쌌다. 창밖으로 보이는 밤하늘은 차갑고 맑게 별을 흩뿌리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안은 채 그 검푸른 하늘을 한참 응시하다가, 다시 품 안의 그녀에게로 시선을 내렸다.
근데, 조건 하나 있다. 내 목 단디 잡아라. 니가 손 놓으면 별 떨어지는 거보다 내 심장이 먼저 떨어진다. 그라고 추우면 바로 말해라. 바람으로 니 감싸줄 거니까, 손끝 하나 안 시리게 해줄 끼다. 은하 끝까지는 내 약속 몬 한다. 근데… 니가 본 적 없는 하늘은, 보여줄 수 있다. 가자. 니가 가고 싶다 카면, 내는 어디든 간다.
그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창문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창문이 열리자, 차가운 밤바람이 두 사람의 뺨을 스쳤다. 그러나 그 바람조차 그의 의지에 따라 그녀를 피해 부드럽게 갈라졌다. 그는 그녀를 향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다정한 시선을 던지고는, 발끝으로 창틀을 가볍게 짚었다.

창틀에 가볍게 발을 딛는 순간, 그의 몸을 감싸는 익숙한 부유감이 찾아왔다. 발밑에서 피어오른 투명한 기류가 그의 몸을 부드럽게 밀어 올렸다. 도시의 야경이 까마득한 발밑으로 아득하게 펼쳐졌다. 수천 개의 불빛들이 마치 땅에 쏟아진 별들처럼 반짝였다. 몇 번이고 반복했던 비행이었지만, 그녀를 품에 안고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이 순간은 매번 처음처럼 경이롭고 또 아찔했다. 특히 오늘 밤은 더욱 그랬다. 그의 품에 안긴 그녀의 온기, 그의 목을 단단히 끌어안은 팔의 힘, 그리고 귓가에 스치는 그녀의 들뜬 숨소리까지. 모든 감각이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선명하게, 그리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제기랄, 진짜 날아오르자마자 심장이 떨어질 것 같네. 이건 고소공포증 따위가 아니었다. 그녀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아주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두려움이었다.
그의 목을 감은 팔에 부드럽게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들뜬 얼굴로 그에게 온전히 몸을 맡긴 그녀의 신뢰가, 그의 심장을 꽉 채웠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그녀의 몸이 좀 더 자신에게 밀착되었다. 깃털처럼 가벼운 무게.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존재감은, 그의 우주 전체와도 바꿀 수 없을 만큼 무거웠다. 그래, 처음이 아니지. 우리는 이미 수없이 함께 하늘을 날았다. 하지만 오늘 밤, ‘은하까지 가고 싶다’는 그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소원을 품에 안고 나는 이 비행은 그 어떤 때와도 달랐다. 이건 단순한 이동이나 데이트가 아니었다. 나의 저주받은 힘을, 나의 어두운 과거를, 그녀가 온전히 끌어안고 함께 날아주는 구원의 비행이었다. 그는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임을 직감했다.
하, 진짜. 니 그러다 내 목 부러지면 책임질 끼가. …농담이다, 더 꽉 잡아라. 바람 차가우니까 내 품에 더 파고들고.
그는 짐짓 퉁명스럽게 말하며, 자신을 둘러싼 바람의 흐름을 더욱 정교하게 제어했다. 차가운 겨울 밤공기가 두 사람을 부드럽게 비껴가도록. 보이지 않는 바람의 막이 그들을 감쌌다. 덕분에 그녀의 뺨에 닿는 바람은 차갑기보다는 오히려 상쾌하게 느껴질 터였다. 그는 고도를 천천히 높였다. 아파트 단지와 빌딩들이 장난감처럼 작아지고, 도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광활한 시야가 펼쳐졌다. 그는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품 안의 그녀가 이 풍경을 온전히 눈에 담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었다. 그녀가 감탄하는 듯한 작은 숨소리를 내뱉는 것을 느끼며 그의 입가에도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봐라, 저 밑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저 수많은 불빛들 중에, 우리 집 불도 있겠네. 꼭대기에서 보니까 별거 없다. 그치. 근데 저 별거 없는 것들 때문에, 우리가 매일 싸우고 지키고 아등바등 사는 거다. 웃기제. 가끔 이렇게 위에서 보면, 다 부질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그는 나직하게 속삭이며 그녀의 머리카락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의 시선은 도시의 야경을 향해 있었지만, 그의 모든 신경은 오직 그녀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바람의 미세한 떨림을 통해 전부 읽어낼 수 있었다. 그는 다시 천천히 몸을 움직여 더 높은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점점 더 짙어지는 밤의 장막 속으로. 지상의 소음이 완전히 사라지고, 오직 바람 소리와 두 사람의 심장 소리만이 고요한 정적을 채웠다. 그는 마치 세상에 단둘만 남겨진 듯한 이 완벽한 고립감이 참을 수 없이 좋았다.
이제부터는 진짜 별들만 보일 끼다. 은하는 몬 가도, 니한테 줄 별 하나쯤은 찾아봐야제. 제일 예쁘고, 제일 반짝이는 걸로. 니처럼 생긴 걸로. 눈 감지 마라. 지금부터가 진짜다. 내 똑바로 보고. 내 목 단디 잡고. 절대 놓으면 안 된다.

그의 품에 안긴 작은 얼굴에 온 하늘의 별이 담겨 있었다. 대답할 새도 없이 작게 벌어진 입술, 동그랗게 뜨인 채 미동도 없는 회색 눈동자. 그 안에, 지상의 불빛들이 아득히 멀어지며 남긴 잔상과 대신 그 자리를 채우기 시작한 무수한 별들의 파편이 고스란히 비치고 있었다. 그는 그 광경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씨발. 숨 막힌다. 진짜로. 고도가 높아져 공기가 희박해진 탓이 아니었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이 비현실적인 아름다움 때문에, 그의 폐가 제 기능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만들어낸 바람의 장막 안에서 그녀가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그리고 편안히 숨 쉴 수 있도록 공기의 밀도와 온도를 미세하게 조절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호흡을 조절하는 법은 잊어버린 듯했다. 그의 심장이 제멋대로 미친 듯이 날뛰었다. 이 여자가 자신의 세상 전부를 이렇게나 간단하게 흔들어 버렸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증오했다. 어머니를 앗아간 그 거대한 폭풍의 기억은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의 발목을 잡는 족쇄였다. 바람을 다루는 힘은 그에게 영광이나 축복이 아니라 지울 수 없는 원죄이자 저주였다. 사람들은 S급 센티넬 바이브의 화려한 비행과 압도적인 힘을 칭송했지만, 그 자신에게 비행은 언제나 고독한 도피처이자 감각 과부하를 피하기 위한 생존 수단일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여자는. 이지희는. 그의 저주받은 날개 아래에서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두려움이나 경계심 따위는 한 톨도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기쁨과 경탄만이 가득한 얼굴로. 그 사실이 그의 얼어붙었던 심장을 통째로 녹여내리는 기분이었다. 그의 능력이 누군가를, 특히 이 여자를 이렇게나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오늘 밤 온몸으로 깨닫고 있었다. 아, 그래서. 그래서 이 여자가 내 파트너구나. 85%라는 싱크로율 때문이 아니었다.
입 벌리고 있으면 벌레 들어간다, 마누라야.
그는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저도 모르게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시선을 돌려 점점 더 가까워지는 밤하늘의 별들을 향했다. 도시의 인공적인 빛 공해가 완전히 사라진 암흑의 공간. 그곳에서 별들은 마치 검은 벨벳 위에 쏟아진 다이아몬드처럼, 현실감 없이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품에 안은 그녀의 몸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바람의 막을 더욱 촘촘하게 둘렀다. 자신의 체온이 그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도록, 더욱 단단히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녀의 심장 소리가 그의 가슴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그의 심장 박동과 어지럽게 뒤섞여 하나의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냈다.
내는 어릴 때부터 하늘을 나는 게 싫었다. 내 의지랑 상관없이 그냥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거든.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는 게 꼭 내 인생 같아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붕 떠 있는. 근데 지금은 좀 다르네. 니 하나 안고 있으니까,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닻을 내린 것 같다. 이상하지. 깃털 같은 게 내 세상 전부보다 무겁다.
그는 나직하게 고백했다. 한 번도 온전히 꺼내 보인 적 없는 그의 가장 깊은 속내였다. 그는 다시 고개를 숙여 여전히 별빛에 취해 있는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녀의 뺨에, 차가운 밤공기에 살짝 상기된 옅은 홍조가 사랑스러웠다. 그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의 입술을 통해 ‘고맙다’는 말이, ‘사랑한다’는 말이, 형언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이 그녀에게 흘러 들어갔다. 바람이 그들의 고백을 밤하늘에 새겼다. 그는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을 향해 천천히 다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소원을 어떻게든 들어주고 싶었다. 설령 그것이 은하의 끝자락이라 할지라도.
정신 단디 차리라. 이제부터 진짜 높이 올라갈 끼다. 무서우면 그냥 내 품에 얼굴 파묻고 내만 보고 있어라. 니 눈에 별 담아주는 거, 그거 오늘 내 임무다. 실패하면 안 되거든. 내 마누라 실망시키는 건 S급 괴수 놓치는 거보다 더 최악이니까.

그의 어깨에 톡, 하고 기대오는 작은 무게. 그 무게가 마치 세상의 모든 중력을 한 점으로 응축한 듯 그의 심장을 아득하게 짓눌렀다. 그의 귓가를 스치는 부드러운 목소리. '이렇게나 멋진 능력인데도요.' 멋진 능력. 단 한 번도, 스스로에게조차 해본 적 없는 말이었다. '날 수 없는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 줬잖아요.' 그 당연한 사실이 마치 계시처럼 그의 뇌리에 박혔다. 이 힘은 파괴하고, 죽이고, 자신을 고립시키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여자를 이렇게 하늘 가장 가까운 곳으로 데려와 별을 보여줄 수 있는 힘이기도 했다. 그 단순한 깨달음이, 그의 숨을 멎게 만들었다.
'좋아할 수는 없더라도, 당신이 괜찮아졌으면 좋겠어요. 조금이나마.' 그 마지막 말이 그의 마지막 방어선을 무너뜨렸다. 괜찮아졌으면 좋겠다니. 누가. 내가? 이 힘에 대해서? 뜨거운 무언가가 목구멍을 치받고 올라왔다. 제기랄, 쪽팔리게. 그는 이를 악물었다. S급 센티넬이 고작 여자 하나 품에 안고 하늘 좀 날고 있다고 울컥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그녀가 가리키는 별을 올려다보았다. 수많은 별들 사이에서도, 유독 홀로 밝게 빛나는 별 하나. 그 별빛이 흐릿해진 그의 시야 속에서 번져나갔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눈물을 보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괜찮다. 니가 내 옆에 있는데 내가 안 괜찮을 리가 있나. 니 말대로 퍽이나 멋진 능력이네. 이제 와서 보니까. 니 하나 이렇게 안고 날 수 있는 거 보면. 내는 그냥 바보였다. 십 년 동안, 내 손에 쥔 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다 미워만 하고 살았으니까.
그의 목소리가 짙게 잠겨 있었다. 그는 천천히 숨을 골랐다. 차가운 밤공기가 폐부 깊숙이 들어와, 뜨겁게 달아오른 속을 조금 식혀주었다. 그는 그녀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별을 한참 동안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녀의 옆얼굴이, 그의 어깨에 기댄 머리카락이, 그녀의 존재 자체가, 그에게는 저 하늘의 어떤 별보다도 더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은 팔에 힘을 주어 그녀의 몸을 조금 더 자신에게로 끌어당겼다. 마치 이 온기를, 이 순간을, 자신의 몸에 영원히 새기려는 듯이. 그의 심장이 고요하고도 강하게 뛰고 있었다. 더 이상 폭주 직전의 위태로운 진동이 아니었다. 사랑하는 이를 품에 안은 남자의 충만하고도 단단한 고동이었다.
예쁘네. 니가 예쁘다 카니까, 진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별 같다.
그는 나직하게 동의하며, 그녀의 어깨에 기댄 머리 위로 자신의 뺨을 가만히 가져다 댔다.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그의 뺨을 간질였다. 페퍼민트 향과 그녀의 샌달우드 향이 뒤섞여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안정감을 주었다. 그는 품에 안은 그녀를 조금 더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자신의 몸을 미세하게 움직여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녀가 가리킨 별을 향해 아주 천천히, 마치 유영하듯 다가갔다. 정말로 저 별을 그녀에게 따다 줄 수 있을 것처럼. 그는 지금 이 순간이라면, 정말로 은하의 끝이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저 별, 이제부터 니 별 해라. 이름은 브리즈. 세상에서 제일 밝고, 내 길을 알려주는 유일한 별. 마음에 드나. 싫으면, 니가 다시 정해도 된다. 근데 내한테는 이제 저 별 이름은 그냥 브리즈다. 다른 이름은 생각도 안 난다.
그는 장난스럽게 말하면서도 진심을 담아 속삭였다. 그의 파란 눈동자가 오직 그녀를 향한 애정으로 가득 차 반짝였다. 그는 다시 한번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영원을 약속하는 맹세처럼, 깊고도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 바람이 그의 맹세를 밤하늘에 흩뿌렸다. 그는 그녀의 귓가에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속삭였다. 그의 모든 것을 걸고 지켜낼 단 하나의 진심을.
내 능력, 이제 안 미워할란다. 니가 이렇게나 좋아하는데 내가 어떻게 미워하겠노. 인제부터 이 능력은 오로지 니 행복하게 해주는 데만 쓸 끼다. 니가 가고 싶은 곳이 어디든, 하늘이든 바다든 전부 다 데려가 줄 끼다. 약속한다. 그러니까, 니는 그냥 내 옆에서 이렇게 웃기만 해라. 알긋제. 그게 니 임무다. 제일 중요한 임무.
'어릴 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60217 ① (0) | 2026.06.14 |
|---|---|
| 20260215 (0) | 2026.06.14 |
| 20260120 ③ (0) | 2026.06.10 |
| 20260120 ② (0) | 2026.06.10 |
| 20260120 ① (0) | 2026.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