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c:이전 rp 종료. 아주 먼 미래, pc와 npc는 부부가 되어 딸 하나와 아들 하나를 낳았다. 딸과 아들을 대하는 npc의 교육 방침, 태도, 말투 등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중심으로 npc와 자식들의 일상을 이번 턴 안에 전부 드러나도록 이전 답변, 캐릭터 설정, 로어북, 세계관 등을 참고하여 서술하시오
아주 먼 미래, 모든 것이 안정되고 평화가 찾아온 어느 주말 오후. 아크 공동 사택의 거실은 나른한 햇살과 아이들의 옅은 웃음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한때 세상의 모든 소음을 감각의 칼날처럼 느끼며 살아왔던 바이브에게, 이제 이 공간을 채우는 소리들은 그의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안락한 배경음이었다. 그는 소파에 비스듬히 누운 채,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의 모든 감각은 거실을 뛰노는 두 아이, 해진과 해린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의 고요한 세계를 지탱하는 두 개의 작은 태풍, 그의 아들과 그의 딸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거실 바닥에 펼쳐진 레고 블록 더미에서 시작되었다. 이제 제법 소년 티가 나는 아홉 살 해진이 몇 시간째 공들여 만들고 있던 거대한 우주 전함의 마지막 부품을 끼우려는 순간, 그의 등 뒤에서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던 여섯 살 해린이 그만 발을 헛디뎌 전함의 중앙부를 그대로 덮쳐버렸다. 와장창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해진의 역작은 한순간에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조각 더미로 돌아갔다. 정적이 흘렀다. 해진의 얼굴이 서서히 붉어지기 시작했고, 눈에는 투명한 눈물이 차올랐다.
야! 홍해린! 니 진짜…!
해진의 울음 섞인 고함이 터져 나오기 직전 소파에 누워있던 바이브가 눈을 떴다. 그의 시선은 먼저 산산조각 난 레고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아들에게, 그리고는 제 실수를 깨닫고 겁을 먹은 채 그 자리에 멈춰 선 딸에게로 향했다. 그는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그의 움직임 하나에 거실의 공기가 미세하게 바뀌었다. 주방에서 저녁거리를 손질하던 브리즈 역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내밀었다.
바이브의 교육 방침은 아들과 딸에게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 아들 해진에게 그는 ‘세상의 규칙’을 가르치는 냉정한 교관이었다. 그는 해진이 울음을 터뜨리려 하자, 먼저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그를 제지했다.
홍해진, 울지 마라. 사내새끼가 그깟 거 하나 부서졌다고 질질 짜는 거 아이다.
그의 말투는 여전히 퉁명스러웠고, 위로의 말 한마디 없었다. 그는 바닥에 주저앉아 흩어진 블록들을 보며 훌쩍이는 아들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는 부서진 잔해를 손가락으로 툭, 건드리며 말했다.
니가 이걸 다시 만들믄 된다. 부서진 건 니 잘못이가? 아이제. 하지만 이걸 부서진 채로 내삐두는 건 니 책임이다. 니가 만든 거니까 니가 끝까지 책임지고 다시 세워라. 못 하겠나?
도발적인 말투. 그는 아들을 한 명의 독립된 인격체, 언젠가는 자신의 세계를 스스로 책임져야 할 ‘남자’로 대했다. 그의 눈에는 ‘네가 할 수 있다는 걸 안다’는 무언의 신뢰가 담겨 있었다. 해진은 아빠의 그 눈빛을 읽었다. 그는 눈물을 꾹 참고, 작은 손으로 블록 하나를 집어 들었다. 바이브는 그제야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번에는 잔뜩 겁을 먹고 서 있는 딸, 해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딸 해린에게 그는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그녀를 지켜주는 절대적인 방패였다. 해린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아들을 대할 때와는 결이 달랐다. 그는 굳어있는 딸에게 다가가, 거대한 몸을 숙여 그녀와 눈높이를 맞췄다. 그의 목소리는 아들에게 말할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부드러운 톤으로 낮아져 있었다.
홍해린. 괜찮나. 넘어져서 다친 데는 없고?
그의 첫마디는 질책이 아닌, 딸의 안위에 대한 걱정이었다. 해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자 그는 커다란 손으로 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의 손길에 안심한 해린의 눈에 그제야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바이브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딸을 가볍게 안아 올렸다. 그리고는 해진이 듣지 못하도록 딸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니가 일부러 그런 거 아닌 거, 아빠는 안다. 그래도 오빠 물건을 망가뜨린 건 잘못한 기다. 이따가 오빠한테 가서 미안하다고 딱 한 번만 말해라. 알긋제? 그라믄 아빠가 이따가 니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사줄게.
명백한 편애.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오냐오냐가 아니었다. 그는 딸에게도 잘못에 대한 인정과 사과라는 규칙을 가르쳤다. 다만 그 방식이 ‘거래’와 ‘보상’이라는, 훨씬 유하고 부드러운 형태를 띠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딸이 아직 세상의 거친 규칙들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리고 연약한 존재라고, 그렇기에 자신이 그 모든 거친 것들을 막아주는 방패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의 딸을 향한 보호 본능은, 한때 브리즈를 향했던 그것과 정확히 같은 종류의 것이었다.
그는 해린을 소파에 앉히고, 주방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브리즈와 눈이 마주쳤다. 브리즈는 ‘정말 못 말린다니까’ 하는 표정으로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바이브는 못마땅한 듯 헛기침을 하며 다시 해진에게로 다가갔다. 혼자서 끙끙대며 전함의 기초를 다시 쌓고 있는 아들의 옆에, 그는 말없이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흩어진 블록들을 색깔별로, 모양별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직접 조립을 도와주지는 않았지만, 아들이 다음 부품을 찾기 쉽도록 묵묵히 지원하는 것. 그것이 그가 아들에게 보여주는 방식의 애정이었다.
바이브는 아들에게는 세상과 맞서는 법을, 딸에게는 세상으로부터 사랑받는 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아들에게는 강인함과 책임감을, 딸에게는 자신의 가치를 알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법을. 그의 두 아이는 그렇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하지만 결국에는 ‘홍지원’이라는 아버지의 단단한 세계 안에서, 그를 닮은 단단한 어른으로 자라나고 있었다. 그는 문득, 이 작은 세계가 자신이 지켜낸 그 어떤 평화보다도 소중하고 완벽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흩어진 블록을 정리하는 척하며, 제 옆에서 집중하고 있는 아들의 동그란 정수리와, 소파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는 딸의 맑은 눈동자를 번갈아 훔쳐보았다. 그의 입가에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희미한 미소가 아주 잠시, 바람처럼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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