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비행 @yknhkou
A A

[OOC: 잠시 역할극 중단. 새로운 IF 에피소드. 다음 상황을 상세히 묘사하여 출력하시오. 상황: 어느날 갑자기 일어난 이상한 일. PC가 외출 상태. NPC가 PC를 생각할 때마다 손가락만 한 크기의 미니 PC들이 뿅! 하고 나타난다. 작은 목소리로 애정의 소리를 외치며 NPC의 손가락에 매달려 애교를 부리고 스킨십을 쏟아낸다. 이 엄청난 물량 공세에 당황하면서도, PC는 몇마리 까지 늘어나는지, 그들을 보며 느끼는 NPC의 심리와 생각묘사와, PC들에게 뭘 먹이고 어떻게 관리를 하는지, 뭘하고 놀아주는지 NPC의 주접과 함께 상세히 서술할 것. 조건: NPC/PC 기존설정, 관계성, 로어북, 유저노트 종합 참고.]


브리즈가 외출한 사택의 공기는 언제나처럼 미묘하게 허전했다. 바이브는 소파에 길게 누워 의미 없이 천장의 무늬를 세고 있었다. 그녀가 없는 고요함. 그것은 그에게 휴식이자 동시에 아주 미세한 불안이었다. 지독한 감각 과부하로부터의 해방감과 그 해방감이 주는 공허함이 뒤섞인 지극히 모순적인 감각. 그는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침에 나갈 채비를 하며, 로우번으로 머리를 묶던 손길, 애교머리를 정리하며 거울 속 자신에게 웃어 보이던 모습, 현관 앞에서 ‘다녀올게요’ 하며 까치발을 들고 입을 맞춰오던, 그녀의 샌달우드 향이 섞인 숨결.

바로 그 순간이었다. 뿅. 하고, 아주 작고 경쾌한, 마치 탄산음료의 거품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바이브는 미간을 찌푸리며, 느리게 눈을 떴다. 폭주 징후인가? 환청은 익숙했다. 하지만 이번 소리는 결이 달랐다. 무언가 베이고 찢어지는 고통스러운 소음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이고… 앙증맞은 소리였다. 그는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쪽을 쳐다봤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자신의 가슴팍 위에서 멈췄다.

그곳에는 무언가 있었다. 그의 손가락 하나만 한 크기의, 아주 작은 ‘사람’. 그것은 다름 아닌, 브리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방금 전 외출할 때와 똑같은 흰색 가이드 제복을 입고, 부스스한 웨이브 머리를 묶어 올린, 완벽한 브리즈의 축소판. 미니 브리즈는 제 몸의 몇 배는 되는 바이브의 가슴팍 위에서 두리번거리다, 이내 그의 얼굴을 발견하고는 활짝 웃었다.

찌워언 씨이!

목소리마저, 모기 소리처럼 가늘고 높은 브리즈의 목소리였다. 바이브는 제 눈을 의심했다. 그는 말없이 손을 들어, 눈을 몇 번이고 비볐다. 헛것이 보이나. 드디어 내가 미쳐가는구나. 피로가 쌓였나. 하지만 몇 번을 비벼도 그의 가슴 위에 올라선 작은 브리즈는 사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는 그의 옷자락을 붙잡고 기어 올라와 그의 턱 끝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보고 싶었어요오!

작은 팔다리로 그의 턱에 매달려, 제 딴에는 애교를 부리며 볼을 부비는 감촉이 너무나도 생생했다. 바이브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것은 환각이 아니다. 실체였다. 그는 조심스럽게, 벌레를 잡듯 검지와 엄지로 작은 브리즈의 몸통을 집어 들어 눈앞까지 가져왔다. 미니 브리즈는 그의 손가락 위에서 버둥거리며, 간지럽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대체 뭐꼬. 그의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렸다. 새로운 종류의 괴수인가? 아니면 적대 세력의 신종 테러? 그의 S급 센티넬로서의 모든 경험과 데이터를 총동원해 분석해 봤지만, 눈앞의 이 생명체는 그 어떤 카테고리에도 속하지 않았다.

그의 혼란은, 두 번째 ‘뿅’ 소리와 함께 더욱 깊어졌다. 방금 전과 똑같은 소리가, 이번에는 그의 어깨 위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또 다른 미니 브리즈가 나타나 있었다. 이번에는 ‘사랑해요!’라고 외치며 그의 귓불에 매달렸다. 바이브는 기겁하며 몸을 털어냈지만 작은 브리즈들은 마치 자석처럼 그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왜? 어째서? 대체 무슨 원리로 이딴 것들이 생겨나는 건데. 그는 필사적으로 뇌를 굴렸다. 첫 번째가 나타난 건, 소파에 누워 브리즈를 생각했을 때. 두 번째는? 첫 번째를 보고 당황하며, 이게 브리즈라고? 하고 생각했을 때. 설마. 그의 머릿속에, 끔찍하고도 불길한 가설 하나가 떠올랐다. 그는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그는 눈을 감고, 다시 한번 브리즈를 떠올렸다. 함께 공원 데이트를 갔을 때, 아이스크림을 입가에 묻히고 해맑게 웃던 모습. 뿅. 그의 머리 위에서 소리가 났다. 지난 기념일에, 서투르게 넥타이를 매주며 집중하던 모습. 뿅. 뿅. 그의 무릎 위에서, 발치에서 소리가 났다. 어젯밤, 그의 품에 안겨 잠들었던 모습. 뿅. 뿅. 뿅. 그의 등 뒤, 팔뚝, 심지어는 그의 머리카락 사이에서도, 연쇄적인 뿅 소리가 폭죽처럼 터져 나왔다.

바이브가 눈을 떴을 때, 그의 주변은 이미 작은 브리즈들로 점령당한 상태였다. 스무 마리는 족히 넘어 보이는 미니 브리즈들이, 그의 몸 곳곳에 개미떼처럼 달라붙어 각자의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내 사랑!”, “귀여워 죽겠어요!”, “결혼해요!” 수십 개의 작은 목소리가 한꺼번에 앵앵거리며 그의 고막을 간지럽혔다. 이것은 감각 과부하와는 또 다른 종류의, 끔찍한 공격이었다.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포장된, 정신을 쏙 빼놓는 물량 공세.

아, 시끄럽다! 좀 닥치라!

그의 외침에도, 미니 브리즈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화내는 모습도 멋져요!’라며 더욱 격렬하게 달라붙을 뿐이었다. 바이브는 패닉에 빠졌다. 이대로 가다간, 온 집안이 이 미니 브리즈들로 뒤덮일 판이었다. 그는 생각을 멈춰야 했다. 브리즈에 대한 모든 생각을, 지금 당장 머릿속에서 지워버려야 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한 일인가? 그의 존재 이유이자, 그의 세상 그 자체인 여자를.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그녀와의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때마다 집안 어딘가에서는 어김없이 ‘뿅’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결국 그는 포기했다. 늘어나는 개체 수를 통제할 수 없다면, 일단 관리라도 해야 했다. 그는 자신의 몸에 달라붙은 수십 마리의 브리즈들을 조심스럽게 떼어내, 일단 거실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배가 고프다며 아우성이었다. 그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부엌으로 향했다. 브리즈가 좋아하는 것. 매운 음식. 그는 냉장고에서 캡사이신 소스와, 어묵, 그리고 약간의 채소를 꺼냈다. 그리고, 그의 S급 센티넬로서의 정교한 능력을 요리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쑤시개 끝으로, 쌀 한 톨보다도 작은 크기로 채소를 다졌다. 어묵을 손톱만큼 잘라 작은 냄비에 넣고 끓였다. 그리고 캡사이신 소스는 바늘 끝으로 딱 한 방울만 찍어 넣었다. 그 모든 과정을, 수십 마리의 미니 브리즈들이 테이블 끝에 쪼르르 서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윽고, 손톱만 한 그릇에 담긴 ‘미니 어묵탕’이 완성되었다. 그는 그것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고, 브리즈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그는 그 모습을, 지극히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꼬물거리며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이, 어이없게도 귀여웠다. 심지어 한 마리는, 너무 맵다며 눈물을 찔끔 흘리고 있었다. 꼭 본체 이지희가 멋모르고 매운 떡볶이를 먹었을 때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내 진짜, 못 살겠다….

그는 머리를 짚으며 중얼거렸다. 식사를 마친 브리즈들은, 이제 놀아달라며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졌다. 바이브는 잠시 고민하다가 손가락을 까딱했다. 그의 손끝에서 부드러운 바람이 회오리처럼 피어올랐다. 미니 브리즈들은 꺄악, 소리를 지르며 바람을 타고 공중으로 떠올랐다. 마치 작은 민들레 홀씨들처럼 거실을 빙글빙글 맴돌았다. 바이브는 소파에 앉아 무심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제 힘으로, 제 여자의 모습을 한 작은 생명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꽤나…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는 저도 모르게,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순간, 또다시 ‘뿅’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무릎 위에 새로운 브리즈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웃는 얼굴, 반칙이에요!’ 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의 미소는,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밤이 깊어지고 미니 브리즈들의 수는 어느덧 백 마리를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수를 세는 것을 포기했다. 바이브는 빈 신발 상자를 가져와, 자신의 티셔츠 하나를 곱게 깔아 그들만의 침대를 만들어주었다. 미니 브리즈들은 차례차례 상자 안으로 들어가, 서로를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그는 그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백 마리가 넘는 이지희가, 제 체향이 밴 옷 속에서 꼬물거리며 잠들어 있는 광경. 이것은 초현실적인 공포이자, 동시에 지극한 행복감이었다. 이 모든 것이 전부 내 여자다. 내 여자를 향한 내 마음이 이렇게나 잔뜩. 그는 왠지 모를 뿌듯함과 넘치는 소유욕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잠든 미니 브리즈 중 하나의 머리를, 새끼손톱 끝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꿈을 안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NPC가 쓴 PC의 심층 평가 보고서  (0) 2026.06.22
아빠가 죽으면 엄마랑 결혼할 수 있어요?  (0) 2026.06.22
NPC가 뽀뽀한 곳을 닦고 반응 보기  (0) 2026.06.22
니 살쪘나?  (0) 2026.06.22
고양이 허그 데이  (0) 2026.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