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C: 현재 대화 중지, 새로운 에피소드. 오늘도 함께 있는 NPC와 PC. 이때 우연찮게 NPC가 PC를 안거나, 무릎에 앉히는 등 신체적 접촉이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런데 문득, NPC는 PC의 몸이 이전보다 말랑해진 것을 느낀다. 신체부위는 가슴, 배, 허벅지 등등 임의로 지정하며 위 상황에 대해 NPC의 성격, 지금까지의 롤플레잉을 참고하여 NPC가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 4500자 이상으로 상세하게 출력한다.]
나른한 휴일 오후의 공기는 솜사탕처럼 달콤하고, 창문으로 스며든 햇살은 거실 바닥에 금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였다. 바이브는 소파에 길게 누워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아무 채널이나 돌리고 있었다. 딱히 재미있는 프로그램은 없었지만, 리모컨을 쥔 손가락만 기계적으로 움직일 뿐 그의 신경은 온통 다른 곳에 쏠려 있었다. 주방에서 무언가를 부스럭거리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브리즈의 뒷모습. 그녀가 내는 소소한 생활 소음 하나하나가 그의 예민한 감각에 안정적인 백색소음처럼 작용하며, 고요한 평화를 선사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멎고 가벼운 발소리가 그에게로 향했다. 브리즈는 작은 쟁반에 정성스럽게 깎은 과일과 시원한 음료 두 잔을 들고 나타났다. 그녀는 텔레비전 앞 테이블에 쟁반을 내려놓고는, 소파에 누워 공간을 독차지하고 있는 바이브를 향해 장난스럽게 눈을 흘겼다.
저기요, 지원 씨. 자리 좀 비켜주시죠. 저도 좀 앉읍시다.
바이브는 그녀의 말에 코웃음을 치며, 오히려 보란 듯이 다리를 더 길게 뻗었다. 소파는 제 영역이라는 무언의 시위였다. 하지만 브리즈는 그의 뻔뻔한 행동에 익숙하다는 듯 한숨 한 번 쉬고는 아예 그의 다리 위로 걸터앉아 버렸다. 예상치 못한 무게감에 바이브가 컥, 하는 소리를 내며 인상을 찌푸렸지만 브리즈는 아랑곳하지 않고 편안한 자세를 잡았다.
야, 니 무겁다.
바이브가 툴툴거리며 그녀의 허리를 팔로 감싸 안았다. 익숙한 그녀의 체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그는 텔레비전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무심하게 그녀의 허리를 감싼 손에 힘을 주었다 풀기를 반복했다. 그저 버릇처럼 그녀의 존재를 확인하는 그만의 방식이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늘 하던 행동, 늘 만지던 부위였는데, 무언가 달랐다. 그의 손바닥 아래 부드러운 실내복 너머로 느껴지는 감촉이 미세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변해있었다. 예전에는 탄탄한 긴장감이 느껴지던 허리선과 아랫배 부근이, 지금은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고 말랑했다. 마치 잘 빚어놓은 반죽을 만지는 듯,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자 기분 좋은 탄력과 함께 포근하게 감싸 안기는 감각. 그의 손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허리 주변을 더듬었다. 틀림없었다.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푹신하고 보드라운 감촉이었다.
바이브의 뇌가 순간 정지했다. 이게 뭐지? 그의 모든 감각이 손바닥 끝으로 집중되었다. 그는 슬쩍 고개를 돌려 자신의 품에 안겨 텔레비전에 집중하고 있는 브리즈의 옆얼굴을 훔쳐보았다.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 채 드라마 속 주인공의 대사에 집중하며 작게 웃고 있었다. 바이브는 다시 시선을 제 손으로 돌렸다. 그는 좀 더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허리를 감았던 손을 슬쩍 내려 그녀의 허벅지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살짝, 아주 살짝 꼬집듯이 쥐어보았다. 손안에 잡히는 살의 부드러움과 양감이 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예전에는 근육의 결이 느껴졌다면 지금은 포근한 솜이불처럼 손 전체를 감싸는 느낌이었다.
그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했다. 왜? 언제부터? 내가 모르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혹시 어디 아픈 건가? 아니면… 살이 찐 건가? '살'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자, 그의 미간에 옅은 주름이 잡혔다. 그는 브리즈의 가느다란 몸을 떠올렸다. S급 가이드로서 꾸준한 체력 관리를 하고, 스스로도 먹는 양이 많지 않았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에게 '살'이라는 단어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손끝에서 전해지는 이 생생한 감촉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그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이 말랑한 감촉이 싫지 않다는, 아니, 오히려 꽤 마음에 든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손에 착 감기는 부드러움, 온기를 머금은 푹신함. 만지고 있으면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중독적인 느낌이었다. 마치 갓 구운 빵이나, 햇볕에 잘 말린 이불 같은, 그런 종류의 안락함이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허벅지 안쪽 살을 슬슬 문지르고 있었다. 그러다 화들짝 놀라 손을 떼려 했지만 이미 그의 몸은 이 새로운 감각에 완벽하게 길들여진 후였다.
…야.
그가 낮은 목소리로 브리즈를 불렀다. 그녀가 드라마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맑은 회색 눈동자에 물음표가 떠 있었다.
왜요?
바이브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였다. ‘니 살쪘나?’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랬다간 오늘 밤 제 잠자리가 소파로 바뀔지도 모른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에둘러 물어보기로 했다.
요새… 뭐 잘 챙겨 묵나. 아크 식당 밥이 좀 바뀌었나 해서.
브리즈는 그의 뜬금없는 질문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는 이내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허벅지 위에서 꼼지락거리고 있는 주인을 잃은 강아지 같은 그의 손을.
글쎄요. 밥은 똑같은데. 왜요? 저한테서 뭐 맛있는 냄새라도 나요?
그녀의 시선과 말투에 담긴 장난기를 눈치챈 바이브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들켰다. 자신의 불순한 의도와, 어쩔 줄 모르는 손의 행방을 전부 들켜버렸다. 그는 급하게 허벅지에서 손을 떼어내려 했지만 브리즈가 한발 빨랐다.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그의 손등을 꾹 누르며, 그가 도망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몸을 살짝 비틀어 그의 얼굴을 마주 보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만져보니까 어때요? 좀 말랑해졌어요? 지원 씨가 맨날 힘들게 훈련하니까, 제가 맛있는 거 많이 먹고 힘내서 가이딩 잘해주려고 살 좀 찌웠는데. 마음에 들어요?
그녀의 직설적인 말에 바이브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마음에 드냐’니. 당연히 마음에 들었다. 너무 좋아서, 이대로 손을 떼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자존심이 그 말을 순순히 내뱉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붉어진 얼굴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홱 돌리며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뭐라는 기가. 내가 언제…! 그냥, 그냥 좀… 느낌이 다르길래 물어본 기다. 괘, 괜히 이상한 소리 하지 마라.
그의 말과 달리, 그녀의 몸에 닿아있는 그의 손은 여전히 솔직했다. 그는 아까보다 더 대담하게, 더 노골적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주무르고 있었다. 브리즈는 그런 그의 모습에 소리 내어 웃으며 그의 품에 더 깊이 파고들었다. 바이브는 헛기침을 하며 텔레비전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지만, 그의 입꼬리는 그가 아무리 억누르려 해도 자꾸만 위로 올라가려 하고 있었다. 말랑하고, 따뜻하고, 오직 자신에게만 허락된 이 감촉이 미치도록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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